Title : Ludwig Van Beethoven, Symphony No.7 in A Major
Conductor : Erich Kleiber
Orchestra : The Concertgebouw Orchestra of Amsterdam
Recording : 1950
베토벤은 38세에 교향곡 6번을 완성하고 나서 어수선한 당시 정세 탓에
3년여간 교향곡을 쓰지 못했다.
프랑스군이 빈에서 철수하고 1811년에야 다시 곡을 쓰기 시작한 그가
1813년에 빈에서 초연한 것이 여기서 얘기하는 교향곡 7번이다.
(초연 시에 7, 8번이 같이 공연되었던 걸로 들었는데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
창작 의욕에 넘쳤음에도 불구하고 긴 기간의 공백을 보낸 끝에 음악과 마주한 기쁨 탓일까
교향곡 7번은 리듬으로 충만하고, 그야말로 솔직하고 즐거운 활기를 보여준다.
베토벤이 생전에 "나는 인류를 위해 술을 빚는 바커스"라고 말한 것처럼
작곡자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기도 하다.
또한 의외로 이 곡에서는 다른 악장들과 달리
무거운 주제를 반복적으로 이끌어가는게 특색인 2악장Allegretto이 가장 유명한데
개인적으로도 이 2악장을 상당히 선호하지만 그것 뿐만이 아니라
"기쁨과 활기"를 노래하는데 있어 다른 악장들도 모두 훌륭하기 그지없다.
솔직히 말해서 음표 하나 버릴 것이 없는 곡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9번의 명성에 가려 클래식 애호가가 아닌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국내 오케스트라에서도 연주 횟수가 늘고 있어 기쁜 일이다.
내가 이 곡을 처음 들은 것은 (아마도) 푸르트뱅글러Wilhelm Furtwangler였을 것인데
애석하게도 이때의 나는 클래식을 알기엔 너무 어렸다.
(당연하지 않은가. 음악을 하고 있었다 해도 난 신동이 아니었다.
당시의 내게 음악=숙제 같은 분위기였으니)
철이 적당히 들고 나서-적당히라는 말의 범주가 너무 광범위하긴 하지만-
다시 접했던 베토벤의 7번이 클라이버였는데
각인효과 덕분인지 아직도 내게는 클라이버의 연주가 최고로 남아있다.
(푸르트뱅글러의 연주가 명연주인건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사람에게는 각자 "추억"어린 명반이란게 있기 마련이니까요...)
에리히 클라이버는 (요즘 세대에 있어서는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아버지로 더 유명한 듯)
오페라 지휘자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관현악 지휘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능력을 보여준다.
당대의 상황을 굳이 따지자면 그는 토스카니니와 푸르트뱅글러가 자웅을 겨룰 때
한발 물러선 no.3격의 지위에 있었던 셈이지만
베토벤의 해석에 있어서는 과도한 몰입 없이 정격적인 연주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전통적 연주의 기초를 다시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참고로 no.3라는 표현은 그의 능력이 부족했다는 뜻이 아니라
한 오케스트라에 장기간 머무르지 않았던 그의 성격이나 정치적 상황을 비유한 것입니다)
클라이버는 레코딩이 그렇게 많은 지휘자라고는 할 수 없는데
50년대에 DECCA에서 중요한 녹음을 몇 가지 남겼다.
위에서 소개한 녹음도 그 중 하나로,
녹음 연대에 비하여 음질이 좋은 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리마스터링을 통해 잡음을 모조리 잡아냈을 때 음색의 변질이 올 것을 생각하면
잡음을 감안하고서라도 들어봐야 하는 음반이다.
솔직한 기쁨을 표현하는 데 있어 이보다 아름다운 곡은 없을 것이다.
베토벤은 즐거운 취기를 발하는데 거침이 없고
클라이버는 그를 재현하는데 있어 넘침이 없었다.
만족이란 이런 것이다.
네꼬씨
2007/01/12 00:00
2007/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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