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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9 네꼬씨 Bach, The 6 Cello Suites - 기적, 소소함에서 창대함으로

Title : J.S. Bach The 6 Cello Suites
Cello : Maurice Gendron
Recording : 1964, Philps

Title : J.S. Bach The 6 Cello Suites (For Theorbo)
Theorbo : Pascal Monteilhet
Recording : 1999, EMI/Virgin


세상에는 과학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어 그저 "기적"이라고 밖에 칭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 존재하며
그 이면의 우리 삶에는 작지만 무한한 감동을 주는 소소한 '기적'도 존재한다.
성령이 강림하시는 것을 종교적인 기적이라 한다면
부모에게 있어 아이의 탄생 또한 삶의 기적이듯이.
그런 점에서 볼 때 음악에서의 바흐, 그리고 여기서 소개하는 무반주 첼로 조곡은
기적이라는 단어 외에는 다른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바흐는 엄격한 궁정악단 시절을 벗어나 1717년 쾨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
교회음악을 벗어나 (비교적)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시작하였다.
여기서 소개하는 무반주 첼로 조곡은 1720년경 당시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를 위해 헌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의 첼로는 음의 완성도나 기교적인 면에서 바이올린에 (감히) 대적할 수 없는 위치의 악기였으며
따라서 독주보다는 현악의 뒷받침용으로 이해되는 것이 기본이었다.
바흐가 이루어낸 '재발견'을 통해 첼로는 특유의 음색을 자랑할 수 있는 독주악기로서 주목을 모으게 되었으니
사실 나같은 후대 사람들은 그저 바흐에 감사할 일이다.

음악적인 질서에 누구보다도 엄격했을 것만 같은 바흐가 첼로를 선택하여
이렇게 아름다운 곡을 선사한 것이 첫번째 기적이라면
묻혀있던 악보를 발굴하여 현대에 알린 파블로 카잘스의 공헌은 두번째 기적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은 작곡 당시부터 주목을 모은 곡이 아니었다.
20세기 이전까지는 연습곡 수준으로 이해되고 있던 이 곡을 바로크 음악 형식의 완성이라
일컫게 한 데는 파블로 카잘스의 공이 크다.
그가 우연히(!) 악보를 발견하고 홀로 탐구하였던 세월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이 음악을 지금처럼 즐길 수 있었을지는 확신할 수 없을 수 밖에.

그러나 이번에 추천하는 음반은 파블로 카잘스의 음반이 아니라
그의 수제자라 할 수 있는 모리스 장드롱Maurice Gendron의 것이다.
파블로 카잘스의 음반이 명작임에는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음원 자체가 오래된 탓에 초보 리스너에게는 소리를 즐기는데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모리스 장드롱의 음반은 (적어도 내게는) 이 곡에서의 최고의 명반이다.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가 격정적이고, 푸르니에가 여성스러운 세심함을 갖추었다면
장드롱은 카잘스를 계승한듯한 유려한 해석과 결코 '바로크다움'을 잊지 않는 탄탄한 소리를 들려준다.

보라, 우연이 빚어낸 아주 작은 기적이 얼마나 위대한 업적으로 이어지는지를.


ps. 아래에 같이 소개한 Pascal Monteilhet의 음반은 무반주 첼로 조곡을
     테오르보 용으로 편곡/연주한 것입니다. 물론 이 음반도 추천입니다.



2007/09/19 00:00 2007/09/19 00:00